한화데이즈 :: 사막의 언덕과 바다, 바람의 도시 '칠레 이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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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이끼께 사막의 언덕과 바다 바람의 도시




세상에서 가장 메마른 곳 아따까마에서 이끼께로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투어에 이어서 세계에서 가장 매마른 땅 칠레의 아따까마 사막을 지나왔다. 사막의 연속이다. 일년 강수량이 세상에서 제일 적은 아따까마 지역은 어느 곳이나 바짝 말라 있다. 동남아의 습기 있는 열기가 아니다. 땀마저도 삼켜버리는 건조함이다. 손발이 쪼그라드는 말린 오징어가 되는 기분이다. 몸뚱이가 한여름 쩌억쩌억 갈라지는 논밭마냥 뻑뻑해졌다. 바로 어제까지 5000미터 이상의 고산지역에서 눈물 나게 고마운 쫄쫄이 내복과 침낭 그리고 고어텍스 쟈켓의 도움으로 살아왔는데 국경을 넘어 san pedro에 오니 세상이 확 바뀌었다. 강렬한 태양빛이 너무 뜨거워 그늘이 없는 곳에서는 서있기 힘들 정도다. 따뜻한 열기가 그리도 그립더니만 이제는 나를 쭈글쭈글 말린 오징어 여행자로 만들어 버리는 햇빛이 미워지기 시작한다.


바다와 사막의 공존



사막 절벽 도로
 
물가가 그리워 지는 하루



마른 흙으로 지은 아기자기한 집들 사이를 지나 칠레 여행 이후 내 사랑이 된 뚜르버스(tur bus)에서 9300p를 주고 이끼께로 가는 버스표를 샀다. (친절한 꽃미남 안내원이 차와 간식을 서빙하는 뚜르버스는 황량한 칠레 여행의 엔돌핀이라 하겠다.) 9300p면 볼리비아 하루 생활비보다 비싼 가격이다. 배낭여행자의 은밀히 숨겨놓은 복대를 울리는 체감물가다. 남미에서 제일 저렴한 여행을 할 수 있는 볼리비아 착한 물가가 그리워지는 하루를 보낸다. 볼리비아 우유니에서 비포장 도로만 3일을 돌아다니다가 포장도로를 달려보니 남미의 유럽 칠레에 온 것을 실감한다.



마음의 갈증을 풀어 주는 도시 이끼께


이끼께는 칠레의 북부에 있는 도시로 사막의 언덕과 태평양의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비치는 걸어 갈 수 있고 사막의 사구는 차로 10~20분만 달려도 볼 수 있다. 짐을 풀어 놓자 마자 바다로 향한다. 열흘 이상 메마르고 황량한 사막지역에 있다가 파도 소리가 들리는 이끼께에 오니 마음 속의 목마른 갈증이 해소되고 있다. 이끼께는 긴 해안선을 따라서 잘 정비된 공원이 있다. 개를 산책 시키는 사람들,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 여유롭게 해변을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Cafe con leche를 시켜놓고 스윙재즈를 듣고 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태평양의 짙은 바다내음과 파도소리가 온몸을 촉촉히 적셔 준다. 오랜만에 바다를 보니 이리도 좋을 수가 없다. 물 속에 들어가지 않아도 바닷물을 온몸으로 빨아들이고 있는 기분이다. 필립의 패러글라이딩 회사에 전화를 해서 예약을 해 놓은 뒤 마냥 바다만 바라본다. 장기 여행자의 여유를 맘껏 부려보는 하루다.

태평양 해안선



패러글라이딩 준비



아찔한 절벽에서 뛰어내리기


산타 복장한 필립
 호스텔 휴게실에서 필립을 기다리는데 처음 하늘을 나는 것인지라 잔뜩 긴장이 되어서 그런지 화장실이 자꾸 나를 부른다. 시퍼런 하늘 위에서 바지를 내리고 볼 일을 볼 수는 없는 일이다. 픽업차가 오기 전까지 열심히 화장실을 들락거려준다.

패러글라이딩 회사의 차를 타고 10여분 민둥산을 올라왔다. 산 꼭대기는 700미터가 훌쩍 넘는 높이다. 절벽 끝까지 가니 끝을 알리는 깃발이 휘날린다.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과 절벽 아래를 보니 왜 따라왔나 싶다.

오너인 필립은 한 회사의 크리스마스 행사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보여줄 산타 복장을 하고 비행 준비 중이다. 루돌프 사슴은 없지만 진짜로 하늘에서 내려오는 산타 할아버지가 있다. 사막의 기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눈은 없지만 아이들의 로망을 현실로 보여주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깜짝 이벤트다. 진짜로 하늘에서 내려온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나눠주는 것을 받아 보는 아이들의 기분은 어떨까. 상상만으로 내 기분마저 황홀해진다.

산타 할아버지 필립의 재미있는 비행을 구경하는 것이 끝나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필립의 조수에게 이것 저것 비행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요점하면 강사를 따라 같이 뛰어내리는 거라 안전하고 그냥 절벽만 앞으로 잘 걸어 나가면 된다는 거다. 까마득한 700미터 절벽에서 아무 일도 없는 것 마냥 발걸음을 옮기며 앞으로 나아가라는 거다. 천조각 하나에 몸을 맡긴채 나보고 여길 뛰어내리라니.. 농담하나. 절벽을 바라보자니 아찔하다. 긴장되는 순간이다. 멀리 바다를 바라보라고 강사가 주의를 준다. 에휴. 죽기야 하겠어. 그냥 걷는다. 하나 두울 셋~! 쪼그라든 심장을 확인도 못했는데 어라 어느 사이 하늘을 날고 있다.


시원한 바다를 보며 패러글라이딩


물결치는 사막의 언덕과 태평양을 동시에


700미터 절벽에 공포를 내던지고 몸을 날렸더니 신세계가 펼쳐진다. 세계 최고의 패러글라이딩 포인트라고 불려지는 이유가 다 있었다. 모래 사막의 굴곡 있는 언덕들이 헉 소리나게 아름다워 비행의 공포도 잊었다. 인도의 자이살메르에서 이집트의 시와에서 땅을 밟으며 체험했던 사막들과 사뭇 다르다. 하늘 위에서 매의 눈으로 보는 사막은 마치 거대한 바다의 파도처럼 깊고 진하고 웅장하게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올려다 본 하늘과 내려다 본 도시


사막의 모래 언덕들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최고는 바다와 접해 있는 해안가다. 파도 치는 바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부터 메가톤급 감동의 쯔나미가 몰려온다. 긴 여행 동안 아포섬 이후로 다시 찾아 온 최고의 짜릿한 감동이다. 해변과 가까운 바다의 빛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서 기구가 움직일 때마다 어지러웠지만 나도 모르게 셔터를 마구 누르게 된다. 강사인 savito가 초점을 맞춘다고 렌즈를 오랫동안 들여다 보고 있으면 비행 후에 몸이 많이 아플 거라고 주의를 준다. 소심한 간덩이가 가출을 했는지 이제는 셀프 카메라질을 해댄다. 해가 질 무렵이라 바람이 강해서 4,5초에 20미터 정도 기구가 쑤우욱 올라간다고 했는데 처음이라 얼마나 올라가고 있는지 가늠도 못하고 그저 발 밑의 풍경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저 멀리 보이는 태평양


해변으로 착지를 위해 도시를 통과한다. 도로는 실타래를 풀어놓은 것처럼 길게 뻗어 있고 차들은 점을 찍으며 움직인다. 네모 반듯하게 정비된 도시의 장난감 같은 건물들이 점점 크게 다가온다. 건물 위를 날면서 바라보니 낙서와 쓰레기가 크게 눈에 띄어 후져 보였던 도시가 예술작품같다. 하늘을 날아 보니 땅에 붙어 살면서 얼마나 좁은 시야로 살아 가고 있는지 실감한다.

닿을 듯 말 듯



타국에서 먹어보는 생일 미역국


비행이 끝난 뒤 오너인 필립의 집에 초대받았다. 필립의 아내가 스페인어 강사로 2년 동안 한국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한다. 그녀는 한국 음식을 너무나 사랑해서 영문으로 된 한국요리 책자를 구해서 집에서 자주 해먹는다고. 캬. 놀랍다. 한국 여행자도 보기 어려운 이곳에서 한국요리 마니아인 칠레 사람을 만나다니.. 몇일 전 생일이었다는 말에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는 그녀가 내 놓은 것은 놀랍게도…………미!역!국!!!!

나만의 생일, 미역국


한국 수프야~ 이러면서 미역국을 내놓는다. 마음 한구석이 찡해진다. 요리 솜씨 좋은 그녀의 맛있는 미역국은 이끼께의 패러글라이딩 비행만큼의 감동이다. 어느 곳을 여행하든 우연히 만난 인연으로 느끼는 따뜻한 정만큼 여행을 기쁘게 하는 것도 없다. 나는 얼마나 큰 행운을 안고 있는 복받은 여행자인가. 혼자하는 여행이 절대 외롭지 않은 것은 이런 귀중한 만남이 있기 때문이다.

필립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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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지막 아이가 울고있는 사진 너무 사랑스럽네요. 멋진 부모님!!

  2. 정말 멋진 여행이었음에 틀림이 없네요.
    미역국 한 그릇에 제 마음도 정말 따뜻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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